진주 남강 유등 축제

개천절과 주말 사이 샌드위치 데이가 생기면서, 간만에 아이들과 거리가 있는 여행을 계획한다. 간만에 장거리 여행이고, 이젠 조금은 커버린 아이들에게 기억에 남을 만한 테마가 필요하다.

지난번 TV 프로그램 ‘선을 넘는 녀석들’ 에서 임진왜란과 관련된 역사와 그 배경이 되는 지역으로 진주에 대한 소개가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진주는 가족끼리는 한번도 가본적이 없으니 언젠가 가봐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진주 남강의 유등 축제가 10월13일 까지라고 한다.

그렇게 출발한 한지 5시간이 조금 지나 진주IC에 도착한다.

오후 5시 무렵에서야 도착한 진주 IC

평소보다 늦은 출발때문에 해가 슬슬 질 무렵에 도착한다. 숙소 인근에 있는 몰에서 간단한 저녁식사를 마치고 바로 행사장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이용한다. 오래된 행사인 만큼 진주성 주변의 차량을 통제하고, 진주 시내 외곽의 몇 곳에 공용주차장을 만들어두고 셔틀버스를 통해서 이동할수 있도록 했다.

도착하자마자 엄청난 인파들이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어느새 우리 가족도 그 인파에 묻어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올해는 태풍 미탁으로 인해 10월2일과 3일 임시 행사가 취소되었는데, 다시 재개되는 10월4일은 평소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리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이곳 행사는 유등 축제 이외에도 ‘개천 예술제’,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 ‘실크박람회’ 등 다양한 다른 행사가 한 장소에 이루어져서 그 규모가 다른 지역 행사보다 크게 느껴진다.

강변 한켠에서 개천예술제 행사 중

진주 남강의 유등 축제는 극도의 혼란했던 임진왜란 시기에 야간의 어둠컴컴한 남강을 건너 진주성으로 접근하는 왜군를 견제하기 위한 군사전술로 유등을 강에 띄우기 시작하면서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또는 성 안에 병사들이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하기 위한 연락 수단이기도 했다고 한다.

진주성 촉석루 전경

흔히 충무공이라 하면 이순신장군으로 많이 기억들을 하고 있는데, 바다에 이순신장군이 있다면, 땅에는 김시민장군을 꼽을수 있다. 전투가 있었던 임진년 1592년에는 3800여명의 수성군이 왜군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 6일 동안 이곳 성안에서 치열한 전투가 있었으며, 거의 5배가 넘는 2만의 왜군을 막아낸 임진왜란의 3대 대첩중에 하나인 진주대첩이 손꼽힌다.

약 400여년이 지난 지금은 시민들의 문화를 즐기는 아름다운 여행지로 바뀌었지만, 성 내에서 등으로 꾸며진 당시의 병사들의 심정은 매우 두렵고, 불안하지 않았을까…잠시 당시의 여러 생각들이 교차한다…

곳곳에 마련된 다양한 문화행사들과 다양한 색상과 스토리의 유등 들을 보면서 이곳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마음껏 즐긴다. 다양한 먹거리를 즐기는 사람들 곳곳의 아름다운 등 장식과 소원을 기원하는 소원등 터널 등 고개를 돌리는 모든 곳이 등불로 장식된다.

워터라이팅 쇼는 지정된 시간에만 음악과 함께 조명 분수대가 운영되는데, 약간의 무더위도 식혀주고, 시원한 물방울 맞으면서 잠시간의 휴식을 갖기 좋은 장소였다.

행사의 규모 만큼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는데, 교통 통제나 셔틀버스 운행, 쓰레기 처리 등 다년간의 행사 운영 경험이 있어서 인지 행사를 즐기는 동안의 불편함은 거의 없었다. 다만, 남강을 건너기 위한 부교를 이용하기 위하여 별도의 통행료를 받고 있는데, 4~5개 되는 부교를 만들어 놓고, 인당 비용을 받고 있는데 행사 비용 충당으로 정당한 건지는 다소 의구심이 생긴다.

저녁 무렵에 진주성에는 촉석루라고 불리는 큰 정자가 있는데, 여기는 야간에는 개방을 하지 않기 때문에 다음날 다시 방문을 해본다. 이 곳은 논개가 적장을 끌어 안고 자결한 장소로도 매우 유명한 곳이다.

촉석루에서 내려다본 남강의 전경
저 아래 가운데 동그렇게 떨어져 나온 저 돌에서 논개가 적장과 자결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저 돌은 ‘의암’ 이라고 불린다.

한 쪽에는 논개의 사당을 모셔놓고, 넋을 기리고 있다. 논개의 실존 여부 및 정말 기생이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설들이 있지만 과거의 조상들이 부당한 왜세의 침략에 꾸준히 항거해왔다는 사실과 스스로의 힘은 아니더라도 지금까지 독립된 나라로써의 유지를 해왔다는 것에 매우 감사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촉석루를 둘러본 후에 인근에 있는 식당을 방문하여 진주 비빔밥과 냉면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비빔밥이 전주가 유명한것으로 알고 있지만, 진주도 역시 육회비빔밥이 유명하다고 한다. 전시에 기운을 돕기 잡은 소를 빠르게 나눠 먹기 위해 비빔밥을 먹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 여부를 떠나서 주변에 오랫동안 해온 비빔밥 집들이 많이 있고, 비빔밥이지만, 맵지않고 육회 식감이 잘살려져서 아이들도 잘먹을수 있을 정도로 괜찮았던 기억이다. 같이 나오는 소고기국도 시원하고 비빔밥과도 매우 잘 어울렸다.

이 집은 냉면 요리도 매우 유명하다고 알려져있는데, 냉면 양도 넉넉하고, 육수 역시 크게 자극적이지 않았다.

진주는 종종 들르는 통영, 거제로 가는 길목에 있는 도시이다. 때문에 특별한 목적으로 한번도 방문을 해본적이 없었는데, 이번 행사를 계기로 몰랐던 역사의 이야기들도 직접 보고 알 수 있어서 좋았고, 즐거운 경험을 가질수 있어서도 좋았다. 특히 아이들에게 옛 역사에 대한 현장과 이야기들을 해줌으로써 아이들이 역사와 나라에 흥미를 가지고 한번 정도는 생각해볼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유익했다는 생각이다.

요즘 역사에 관심이 많아지는건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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